“서울에 기독교대학이 없다면 한국선교를 포기하는 것이다.”(호레이스 언더우드 선교사)
연세대 설립자인 호레이스 언더우드(1859∼1916) 선교사는 한국선교를 위해서는 기독교 교육기관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육사업을 통해 한국교회를 연합시키고 나라와 민족에 기여할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했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교육시킴으로써 전도의 기회도 넓히려 했다.
연세대 교목실(실장 조재국 목사·사진)은 대학 설립 130주년을 맞아 ‘연세의 개척자들과 연세학풍’이라는 책을 최근 발간했다. 언더우드 선교사 등 연세대 개척자들의 생애와 기독교 신앙을 조명하기 위해서다. 2년 동안 정종훈 조재국 한인철 이대성 김동한 박노훈 교수가 집필에 참여했다.
최근 서울 신촌 연세대 알렌관에서 만난 조재국 교목실장은 “많은 사람들이 연세대의 학문적 업적은 잘 알고 있지만 바탕에 있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이 책을 통해 130년 동안 연세대에서 진행된 교육이 기독교 정신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찾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책은 연세대 개척자 6명의 삶과 신앙을 다루고 있다. 초대교장 언더우드 선교사와 제2대 교장으로 18년간 세브란스의학교 교장을 겸임하며 대학의 기초를 세운 에비슨 선교사, 최초의 한국인 교장으로 한국의학을 발전시킨 오긍선 교장, 교육행정가로 세브란스병원과의 합동을 이끌어 낸 백낙준 총장, 민주화 시대에 대학의 자율성을 수호한 박대선 총장, 민족정신을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킨 윤동주 시인이 그들이다.
조 실장은 “이들 6명의 개척자는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한 기독교인으로 당시 많은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지금도 한국사회에서도 존경받고 있는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 중 다른 선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에 초교파 기독교 연합대학을 설립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헌신, 그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20여년 동안 오늘의 연세대가 될 수 있도록 행정적 기초를 닦았던 에비슨의 업적 등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어서 새롭다.
조 실장은 “언더우드는 학교 정관에 기독교학교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남겼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세대는 기독교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채플수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언더우드가 남긴 창립 정신에 따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배워서 남주는’ 연세대인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130년 기독 교육정신 재조명”… 연세대 교목실 ‘연세의 개척자들과 연세학풍’ 출간
입력 2015-06-13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