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의사로 메르스에 감염된 35번째 환자(38)의 상태가 악화됐다. 이 환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아왔던 것 말고는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14번 환자(35)에게 감염됐다. 이후 1500여명이 모인 재건축조합 행사에 참석했었다.
35번 환자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11일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체외혈액순환기·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해주는 장치)를 부착한 상태”라며 “장치 부착 이후에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뇌사 상태는 아니라고 병원 측은 전했다. 보건복지부도 “현재 호흡 곤란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님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에크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은 환자의 상태가 꽤 많이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하던 도중 입원해 있던 14번 환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리핑 내용을 반박하는 등 언론 인터뷰에 활발히 응하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개인정보 유출 등을 사과하며 쾌유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교적 젊고 평소 다른 질환이 없던 30대 환자가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다는 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그동안 “메르스는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이 걸렸을 때 위험하다. 젊고 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치료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망한 메르스 환자도 대부분 고령에 평소 앓던 질환이 있었다.
한편 11일 83번 환자(65)가 사망하면서 메르스 사망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다. 말기 폐암이던 이 환자는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16번 환자(40)와 같은 병동에 입원했다가 지난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완치로 퇴원한 사람은 3명이 추가돼 모두 7명이 됐다. 퇴원한 사람은 평택성모병원 간호사인 7번 환자(28·여)와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던 13번(49)·37번(45) 환자다. 현재 완치 퇴원자는 평균 48.1세, 사망자는 평균 71.1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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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2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