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에 완전히 접어드느냐는 ‘3차 유행’ 여부에 달렸다. 보건 당국이 1차 유행(평택성모병원), 2차 유행(삼성서울병원)에 이어 만약 3차 유행이 시작될 경우 예상되는 진원지 후보 병원 3곳을 지목했다. 이 3곳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에 참석해 3차 유행이 우려되는 곳으로 서울 메디힐병원, 경남 창원SK병원, 대전 을지대병원을 꼽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이 “사태의 고비는 3차 슈퍼 전파자 출현 여부인가”라고 묻자 양 본부장은 “그렇다”고 동의한 뒤 세 병원을 3차 유행지 후보로 언급했다.
을지대병원은 90번 환자(62)가 치료를 받다 숨진 곳이다. 그는 충북 옥천제일의원, 옥천성모병원을 거친 뒤 지난 6일 을지대병원에 왔고 10일 숨졌다. 메디힐병원의 경우 98번 환자(58)가 입원하면서 242명과 접촉했다. 창원 SK병원은 115번 환자(77·여)가 입원하면서 549명과 접촉했다. 90·98·115번 환자는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확진을 받기 전까지 지역의 병원 여러 곳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3차 유행을 촉발시킬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셈이다.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감염된 환자는 55명에 이르렀다. 처음으로 응급실을 거치지 않은 환자가 발생했다. 115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이 병원에서 정형외과 진료를 받았다. 바이러스를 이 병원에 옮긴 14번 환자(35)가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시점이다. 정형외과와 응급실은 본관 1층에 있다. 보건 당국과 병원 측은 두 환자가 화장실 등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는 14명이 추가돼 122명으로 불어났다. 추가된 14명 중 8명은 삼성서울병원, 1명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5명은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38)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인공호흡기와 체외혈액순환기(에크모)를 하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메르스 상담전화를 043-719-7777에서 109로 변경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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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2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