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수 줄여 내년 올림픽서 17점대 목표”… 리듬체조 ‘포스트 손연재’ 천송이의 포부

입력 2015-06-12 02:21

173㎝의 큰 키는 리듬체조 선수에게 축복이다. 리듬체조 강국인 유럽 선수들에 밀리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요소도 많기 때문이다. 주어진 조건에 노력까지 더하니 ‘포스트 손연재’로 불렸고 리듬체조를 이끌어갈 차세대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천송이(18·세종고)가 10일부터 충북 제천 세명대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5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번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회 둘째 날인 11일 경기 직후 만났다. 천송이는 개인종합 및 종목별 예선에서 리본 16.000점, 곤봉 16.400점을 받았다. 전날 후프(16.700)와 볼(16.250) 부문도 6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곤봉을 제외한 3종목에서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올 시즌 처음으로 나가 전 종목에서 고르게 15점대를 받더니 한 달 새 1점씩 올랐다. 리듬체조에서 점수 1점을 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변해심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연구위원장은 “동작의 연결도 좋아졌고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천송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주니어 시절엔 국내 정상이었다. 하지만 2013년 4월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을 통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후배들에게 밀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위기는 기회였다. 그간 천송이는 동작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후반부로 갈수록 불안한 모습을 노출해 왔다. 1년간 훈련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했다. 그 결과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신감을 얻었고 이는 성적으로 연결됐다.

“지금은 일단 16점대 초반이니까 9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6점대 후반을 기록하고 싶어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17점대가 목표예요.”

체조 관계자들은 천송이가 국제대회에 꾸준히 나가 여유와 노련미만 갖춘다면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천송이는 보이지 않는 실수를 줄이는 데 힘쓸 예정이다.

“경기 전 제가 해야 할 난도를 적어서 내잖아요. 3바퀴를 써서 냈는데 2바퀴만 돌면 그게 실수에요. 제가 써 낸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구현하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손)연재 언니 때문에 메달을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한국은 지도자도 많지 않고 선수층도 얇아요. 한국 리듬체조를 위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할 거예요.”

한편 손연재는 이날 리본과 곤봉에서 각각 18.150과 18.200을 받으며 개인 종합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손연재와 천송이, 이다애, 이나경 등 한국대표팀이 치른 팀 경기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제천=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