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수비를 벗겨내고 날린 감각적인 슈팅.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과감하게 선발로 내세운 원톱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가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용재는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스타디움 샤알람에서 열린 아랍에미레이트(UAE)와의 평가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염기훈의 선제골과 이용재의 두 번째 골 그리고 이정협의 쐐기골을 엮어 3대 0 완승을 거뒀다.
기성용을 비롯해 구자철, 박주호, 김보경, 지동원, 김영권, 김주영, 김은선, 윤석영 등 해외파 주전급 선수들이 기초군사훈련 및 부상으로 소집되지 않았지만 대표팀의 전력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회를 잡은 K리그와 J리그 선수들은 놀라운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따냈다. 특히 골을 만들어 낸 과정이 좋았다.
이번 평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새 얼굴들의 기량과 전술 이해 능력을 체크했다. 신예 공격수 이용재가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 염기훈은 좌우 날개로 출격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는 이재성이 선택을 받았다. 한국영과 정우영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포백 라인엔 김진수, 곽태휘, 장현수, 정동호가 포진했다. 과감한 선수 기용이었는데, 결국 멋지게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위인 한국과 73위인 UAE는 경기 초반 신중한 탐색전을 전개했다. 전반 중반부터 한국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한국은 유기적인 연계플레이로 UAE의 골문을 두드렸다. 정예 멤베들을 내보낸 UAE는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한국에 맞섰다.
전반 27분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UAE 골키퍼가 볼을 놓치자 이재성이 재빨리 달려들어 빼앗은 뒤 왼발 슈팅을 날렸다. UAE 선수가 몸을 날려 막지 못했다면 골이 됐을 터였다. 볼에 대한 이재성의 집착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장악한 채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UAE는 자기 진영에서 잔뜩 웅크린 채 역습 기회를 엿봤다.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44분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의 발에서 나왔다. 염기훈은 페널티지역 밖 중앙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낮고 강한 왼발 슈팅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UAE를 더욱 거칠게 몰아붙이던 한국은 후반 14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용재는 스로인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볼을 잡아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문을 열었다. 자신의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이용재는 교체 아웃됐고, 대신 ‘군데렐라’ 이정협이 투입됐다.
이정협은 중앙과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며 압박과 돌파, 몸싸움 등 자신의 장기를 보여 주며 그라운드를 누비더니 후반 45분 쐐기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이정협은 정동호의 오른쪽 낮은 크로스를 받아 가볍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UAE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슈틸리케호’는 가벼운 마음으로 미얀마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16일·태국 방콕)를 치르게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이용재 ‘슈데렐라’로 떴다… UAE와 평가전 원톱 출격 추가골
입력 2015-06-12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