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생활자 막막… 고정금리 대출자 분노

입력 2015-06-12 02:49

기준금리 인하에 이자생활자들은 한숨을 쉬고,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또다시 분노를 토해내고 있다.

이미 은행권에는 연 1%대 정기예금이 등장한 지 오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1.84%다. 은행권은 또다시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어 예·적금 금리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은퇴 후 은행 예금 이자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자생활자들은 당장 생활이 막막해졌다. 1억원을 넣어도 한 달에 20만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서민들의 재산 형성도 막막해졌다. 한은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인하했지만 통장에 넣어봤자 세금을 떼고 나면 원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서민들의 고민이 깊다. 은행권에선 3%대 1년 만기 적금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투자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기준금리가 지난해부터 계속 인하돼왔지만 2%대가 무너지고 3개월 만에 또다시 금리가 내려가자 은행만 고집하던 사람들도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세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활용하라고 추천한다.

반면 대출자들은 더 여유가 생겼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내려앉은 데다 또 금리가 인하돼 이자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론 금리도 순차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로 갈아탄 이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억울함을 호소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으로 고정금리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에게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타도록 안내했다. 충분히 금리 수준이 낮다고 판단해 갈아탄 일부 고객들은 연일 내려가는 금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은행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예대마진이 줄어들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이자수익 비중이 높은 은행권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 포인트 낮출 경우 4대 은행 NIM은 0.04∼0.09% 포인트 하락하고, 이자수익은 최소 2760억원에서 최대 6848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도 따라가게 될 텐데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리고도 은행에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