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번주 고비] ‘메르스 경찰관’ 4군데 병원서 입·퇴원 반복… 감염경로 미스터리

입력 2015-06-12 02:5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뒤 증세가 악화돼 재검사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은 평택경찰서 경찰관 119번 환자(35)의 감염경로가 주목받고 있다. 검사결과가 음성과 양성을 오가면서 입·퇴원을 반복한 끝에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119번 환자의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달 31일 근무 중 감기 증상이 심해지자 오후 11시30분쯤 평택박애병원을 방문, 진료를 받았다. 박애병원은 같은 날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던 병원이다. 이 환자는 이날 박애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고열이 아니라는 이유로 메르스 검사를 받지 않았다.

뒤늦게 의심환자로 분류돼 2일 오후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3일부터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질병관리본부의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아 4일 오전 퇴원했다. 하지만 다시 폐렴 증세를 보여 하루 만에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했고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9일 천안에 있는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재검사에서는 1·2차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달 26일과 28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친구와 술자리를 가져 박애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의사가 관할 보건소에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친구는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119번 환자는 일단 박애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병원 밖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역학조사 결과 그는 4일 오전 서울의료원 퇴원 당시 서울 중랑구에서 전철을 이용해 서울역을 경유, 기차를 타고 평택역까지 온 것으로 확인됐다. 퇴원 직후 사무실에 들렀다가 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자신의 차를 세워둔 아산시보건소로 이동한 후 귀가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119번 환자가 경유한 아산충무병원은 외래진료를 자진 휴진하고 입원 환자만 진료하기로 했다. 119번 환자를 진료한 의사 등 의료진 8명의 가검물을 채취, 질병관리본부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서울의료원은 메르스 의심환자의 입원 해제를 결정하려면 매뉴얼에 따라 48시간 간격으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두 차례 실시해 모두 음성으로 나와야 하는데 119번 환자는 한 번밖에 안 했다”고 주장했다.아산=홍성헌 기자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