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는 조금 특별한 학원이 있다. 이른바 ‘총각학원(Virgin Academia)’으로 불리는 이 학원에서는 미혼에 성 경험이 없는 30대 이상 남성들이 강연과 활동 등을 통해 이성과의 교제 방법 등을 배운다.
예상과 달리 이곳에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은 인상도 좋고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닌다. 사카이 다카시(41)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여성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10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사카이씨처럼 성 경험이 없는 중년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갈수록 결혼·출산 등이 감소하는 추세와 함께 30, 40대가 될 때까지 성관계를 경험하지 않은 ‘동정남’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의 2010년 조사에서 일본의 30대 이상 미혼 남성의 25%가량이 ‘성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급기야 이처럼 30대 이상 동정남에 대해 일본어로 ‘하지 않은(ヤラず)’과 ‘삼십대(みそじ)’를 뜻하는 단어를 합친 ‘야라미소’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흔히 일본 만화나 성인물 등의 영향으로 ‘성에 개방적인 나라’라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일본의 경기침체기와 관련이 깊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일본의 결혼 문제 전문가 이타모토 요코는 “(불황으로) 안정적인 정규직을 찾느라 애쓰는 일본 남성에게 경제적 거세가 일어났다”며 “많은 남성들이 경제적 근육을 잃자 자신감까지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독신이 늘고 전통적인 가부장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전 세대 남성이 누렸던 안정적인 ‘샐러리맨’ 지위조차 위협받자 남성들의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日 30∼40대 동정男 급증… ‘중년 미혼남 25% 무경험’ 일자리 불황이 낳은 풍속
입력 2015-06-12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