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 한불 수교 130주년 맞아 9월 파리서 역대 최대 규모 공연

입력 2015-06-12 02:41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왼쪽)과 최준호 한·불 상호 교류의 해 조직위원회 예술감독. 국립국악원 제공

“종묘제례악은 한국 전통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종합예술입니다. 유럽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함으로써 한국의 품격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할 것입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2001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종묘제례악이 오는 9월 18∼19일 프랑스 국립샤이오극장의 장 빌라르 극장(1250석) 무대에 오른다.

내년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와 한국(2016년 1∼12월)에서 각각 진행되는 ‘한·불 상호 교류의 해’ 개막 공연 및 국립샤이오극장의 2015∼2016 시즌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1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오픈리허설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그동안 종묘제례악을 해외에서 3차례 공연하긴 했지만 40여명의 간이 형태로 올리는 데 그쳤다”면서 “이번에는 120명이라는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해 전모를 보여줄 수 있어서 매우 뜻 깊다”고 밝혔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사용된 기악과 노래, 춤을 총칭한다. 한국 궁중문화의 총체적인 역량이 모두 담겨 있는 문화유산이다. 국립국악원은 연주자 50명, 무용단 35명 등 예술단원 85명과 스태프 35명을 파견해 프랑스 관객들에게 장엄하고 화려한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종묘제례악이 공연되는 국립샤이오극장은 오페라가르니에와 더불어 파리 최고의 무용공연장으로 손꼽힌다. 1937년 개관했으며 신무용가 최승희가 38년 공연을 가진 바 있다. 당시 공연에 피카소와 마티스 등 프랑스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불 상호 교류의 해 조직위원회의 최준호 예술감독은 “종묘제례악이 프랑스 5대 국립극장 중 하나인 국립샤이오극장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예술 애호가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지에서도 한국 전통예술의 걸작 종묘제례악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프랑스 공연이 이어진다. 9월 하순 안숙선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파리가을축제에 초청됐으며 10월에는 민속악단 김영길 악장(아쟁 명인)이 프랑스 상상축제에서 공연한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방송 ‘라디오 프랑스’를 통해 국악 음반들도 잇따라 출시된다.

한편 기자간담회에는 한국 기자들은 물론 한국 주재 프랑스 언론 특파원들도 참석했다. 당초 홍콩과 일본 등에서 프랑스 기자들이 올 계획이었으나 메르스 때문에 불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