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르스 발생) 2주간 모니터링을 통해 이대로 가다간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을까 우려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한 것처럼 이달 금리 인하 조치는 메르스의 영향이 가장 컸다. 한은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넉 달 후에 기준금리를 내린 점을 고려하면 이번 메르스 사태가 소비심리에 얼마나 즉각적이고 큰 타격을 줬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선 이 총재를 비롯해 금통위원들은 메르스가 발생하기 전까지 내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최근까지 내수가 수출 부진을 상쇄할 거라고 봤다. 내수가 소비회복세에 분명히 기인했는데 (메르스 발생 후) 짧은 시간 안에 소비 부분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다간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며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을 확인한 마당에 (금리를) 빨리 내리자고 금통위원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메르스로 인해) 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소비를 자제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것이 장기화되거나 심화되면 경제가 곤란해질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까지 했다. 메르스에 대한 시중의 공포심리를 접한 이상 도저히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와 메르스를 비교하며 금리 인하가 우리 경제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증요법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가계부채의 소비제약 요인은 최근 불거진 얘기가 아닌 오랫동안 누적된 부분”이라며 “반면 메르스는 최근 불거진 문제이고 이에 따른 소비위축은 즉각적·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단기 측면에서 메르스가 경제에 더 큰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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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2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