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중소기업 CEO 출신의 자치단체장이 ‘작은 결혼식’을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회자되고 있다.
부산은행 성세환(63·BNK금융그룹 회장) 은행장의 딸과 나동연(60) 경남 양산시장의 아들은 지난달 23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 소회의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의 결혼식은 워낙 비공개로 이뤄져 한참 뒤에야 지역에 알려졌다.
11일 지인에 따르면 식장에는 신랑신부 부모와 가족, 친인척 등 양가 모두 합쳐 100명의 하객이 입장했다. 축하 화환과 축의금은 일체 접수되지 않고 조촐하게 진행됐다. 주례는 3년 전 역시 ‘작은 결혼식’을 실천했던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맡았다.
성 은행장과 나 시장의 측근들은 “이들이 30년 이상 지역 금융계와 중소기업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결혼식이 연휴인 탓에 혼사가 알려지면 수천명이 몰려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다”며 “더구나 두 사람의 소신인 검소한 결혼문화를 실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기업인 이모(58)씨는 “고비용 결혼식은 위화감 조성과 저출산 등 최근 큰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작은 결혼식’이 검소한 결혼문화 정착에 큰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부산은행에 입사한 성 은행장은 진솔한 성품으로 3연임 은행장과 부산·경남은행의 BNK금융그룹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동국대 졸업 후 중소기업 CEO로 양산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하고 재선에 성공한 나 시장은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한다’는 목민심서의 구절을 리더십 덕목으로 삼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성세환 은행장·나동연 시장 자녀 비공개 결혼식… 사회 지도층의 ‘작은 결혼식’ 귀감
입력 2015-06-12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