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요즘 연예계가 메르스 때문에 울상입니다. 공연, 팬 사인회, 영화 시사회 등 각종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기 때문인데요. 이문세 전인권 김장훈이 콘서트를 연기했고 ‘연평해전’ ‘뷰티인사이드’ 등 영화가 시사회를 하지 않거나 개봉 일정을 미뤘습니다.
그러나 메르스를 정면 돌파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남성그룹 투포케이는 지난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마스크 팬 사인회’를 열었습니다. 멤버 7명이 마스크를 쓰고 팬을 만났습니다. 소속사는 “괜한 공포심을 갖기보단 철저한 예방으로 메르스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행사를 취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투포케이는 팬들에게 마스크 1000개도 나눠줬습니다.
아이돌그룹 샤이니는 팬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면서 팬 사인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수에게 사인을 받기 직전 행사 진행요원이 손 소독제를 뿌려주기도 한다네요. 6일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 다녀온 한 네티즌은 블로그에 “가수와 대화가 자유롭지 않아 슬펐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렇게 조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칭찬 후기를 남겼습니다.
2인조 그룹 동방신기는 13일 콘서트를 예정대로 엽니다. 대신 철저한 방역을 약속했습니다. 공연장 인근 거리에 안개처럼 소독약을 뿌려주는 방역기를 설치해 1차 방역을 하고 공연장 입구마다 대형 열감지기를 놓는답니다.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는 팬을 위해 콘서트 당일까지도 수수료 없이 표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팬들은 “공연 취소를 안 해줘서 고맙고, 우리를 위해 방역과 관리를 철저히 해줘 더 고맙다”고 감사해 했습니다. 소속사의 철저한 방역 방침을 “앞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서 참고해도 좋을 만큼 모범적”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행사 강행은 전염병도 뛰어넘는 강력한 ‘팬심’이 있어 가능한 겁니다. 메르스로 공연을 취소한 가수 이문세는 SNS에 “취소표가 생길 때마다 그 표를 구매해 빈자리를 채워주려 했던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습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공연, 문화계가 휘청거린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희망을 품습니다.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와 대책이 제대로 서 있다면 막연한 공포는 사라질 겁니다. 위기도 무사히 넘길 테고요. 정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스타·팬 서로 향한 ‘이심전심’… 메르스 뛰어넘을 희망을 쏘다
입력 2015-06-12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