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에 대해 미국 측은 “충분히 이해한다. 아무 문제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공보팀 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국내 현안으로 인해 외국 정상의 방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자주 있지는 않지만 가끔 있는 일 아니냐”면서 “메르스 발생과 관련한 한국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방문 연기 사유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방미를 며칠 앞두고 일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했고, 미국 정부 카운터파트들의 반응을 약간은 우려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놀랄 정도로 우리 사정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가 메르스 확산 초기부터 미국 측에 사태 진전을 충분히 설명해 왔고 미국 측이 지난해 에볼라 대응 과정 등에서 전염병 발생이 해당 국가 정치지도자에 갖는 정치적 함의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싱턴 일각에서는 국내 상황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며 박 대통령이 향후 방미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7∼8월은 미 행정부와 의회가 사실상 긴 휴가에 들어가는 데다 9월 이후에는 이미 다른 외국 정부 지도자의 방문 일정이 대부분 잡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박 대통령 방미 연기] 美 “충분히 이해… 문제될 게 없다”
입력 2015-06-1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