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를 수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내각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립정부 출범을 위한 수순이지만 연정 구성에 난항이 예상돼 조기 총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구성의 예상 시나리오 가운데 집권당과 제1야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구도가 가장 먼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 등은 10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임시 국회의장을 맡을 데니즈 바이칼 공화인민당(CHP) 의원과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휴리예트는 이날 회동 결과에 따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과 CHP 간 연정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 회동은 에르도안 대통령 측에서 전날 밤 갑작스럽게 제안했으며 바이칼 의원은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당대표와 사전 논의하고 제안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리예트는 AKP와 CHP의 당대표와 가까운 정치인들이 최근 ‘AKP-CHP’ 연정이 가장 정치·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는 구도로 보고 비공식적으로 물밑접촉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AKP는 지난 7일 총선에서 41%를 득표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CHP는 25%, 민족주의행동당(MHP)이 16.5%, 인민민주당(HDP)이 13%를 각각 득표했다. 현재로선 의석을 확보한 다른 3개 당 모두 AKP와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AFP통신은 “연정 구성이 쉽지 않아 조기 총선이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터키에선 총선 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이 45일 내 조기 총선을 요구할 수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터키 집권당, 제1야당과 연정 구성 타진
입력 2015-06-11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