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던 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귀금속 매장에서 딸의 절도 행각을 적발했던 종업원이 물건을 사러갔다가 또다시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한 것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한모(53·여)씨를 입건하고 그의 어머니 박모(85·여)씨를 절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2시10분쯤 서울 종각역 인근의 한 생활용품 체인점에서 머리핀·스타킹·과자 등 1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녀의 범행이 발각된 건 기막힌 ‘악연’ 때문이었다. 이날 물건을 사러 상점에 들어선 김모(24·여)씨는 낯익을 얼굴을 발견했다. 그가 지난해 9월 26일 서울 명동의 한 귀금속 매장에서 근무할 당시 6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한씨를 뒤쫓아 경찰에 넘긴 적이 있었다. 함께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던 터라 얼굴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었다.
한씨는 이날도 작은 물건들을 골라 숨기고 있었다. 김씨는 한씨를 몰래 따라다니며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한씨는 물건 값을 치르지 않고 상점을 빠져나가 밖에서 기다리던 박씨에게 물건을 건넨 뒤 함께 인사동으로 향했다. 이 모든 장면을 목격한 김씨는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한씨는 “종로와 인사동 일대를 구경하기 위해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에 왔다”며 “어머니가 쓰고 있던 마스크가 젖어 새것을 사러 갔다가 우발적으로 물건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한씨는 지난해에도 김씨의 신고로 붙잡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며 “한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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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 사람에 두 번 잡힌 모녀 절도범… 작년엔 귀금속 훔치다 이번엔 머리핀 슬쩍하다
입력 2015-06-11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