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0일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동양생명보험 주식 6800만주(63.0%)를 취득해 동양생명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자본으로는 최초로 한국 보험사를 인수, 운영하게 됐다. 지난해 동양증권이 대만 유안타(元大)증권에 인수된 사례가 있지만 중국 본토 회사가 국내 금융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외국계 보험사의 중국 보험사 지분 보유를 50%로 제한하고 있어 금융위는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이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검토했으나 국내법이나 국제조약상 상호주의를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2월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63%를 1조131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자산 규모가 7000억 위안(125조원)에 달하며, 최고경영자(CEO)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 덩저루이(鄧卓芮)의 남편으로 알려졌다. 세계 곳곳에서 금융사와 부동산을 왕성하게 사들이고 있는 안방보험은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동양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업계 자산 기준 7∼8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4조2496억원에 순이익 164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생보업계에선 생소한 중국계 회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거대 자본이 투자하면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익만 챙기고 빠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외국계 보험사가 많이 들어와 있는데다 안방보험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보기엔 약해서 국내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中 안방보험, 동양생명 대주주 승인받아… 중국 본토회사 국내 첫 진출
입력 2015-06-11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