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외할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돌봐드렸던 손자가 노인을 위한 ‘덜 아픈 주사기’를 발명해 특허를 따냈다.
서울대 자연대 뇌인지과학과 석사과정 박정빈(24·사진)씨는 지난해 치매노인 건강검진 보조 봉사활동을 하면서 노인들이 예방접종 등을 받을 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접했다.
이에 박씨는 바늘과 주사기 몸통을 연결하는 부분의 십자날개를 둥글게 바꿨다. 기존 주사기는 바늘을 팔에 찔러 넣는 과정에서 각이 진 날개가 피부를 눌러 통증을 유발했다.
자날개를 둥글게 만들면서 사용한 바늘에 뚜껑을 닫고 힘을 주면 이중으로 잠기게 했다. 주사기가 실수로 다시 사용될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주사기를 연구하면서 바늘에 수십 번 찔렸다고 한다.
이 주사기는 지난 1월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박씨는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인천지역 노인요양센터와 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 노인의 사진을 찍어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요양병원을 찾아가 노인들과 이야기하다 그들이 웃는 순간을 촬영하는 식이다.
박씨는 이주 노동자 무료 진료소인 서울 성북구 라파엘클리닉에서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는 라파엘클리닉 측의 추천을 받은 박씨를 ‘칭찬하기 생활화 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노인 봉사활동 하다 ‘덜 아픈 주사기’ 발명
입력 2015-06-11 02:11 수정 2015-06-11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