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동성애자’ 다큐 만드는 브라이언 김 감독 “동성애 치유 가능하다는 것 영화로 널리 알리고 싶어요”

입력 2015-06-11 00:13
동성애자의 회복을 그릴 다큐 영화 촬영을 위해 방한한 브라이언 김 감독(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근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브라이언 김 제공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카메라와 서류뭉치를 든 스태프들이 ‘탈(脫)동성애자’의 아픔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느라 바빴다. 기자회견 모습은 물론 탈동성애 참석자 및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도 카메라에 담았다. 미국 등지에서 온 이들 4명의 스태프는 지난 8일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한국에 왔다.

‘탈동성애자’란 동성애에서 이미 벗어났거나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지향자)을 말한다. 국내에선 성소수자보다 더 소수자인 탈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해 실태 조사나 구제, 교육·홍보를 한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탈동성애자 인권보호 단체를 설립해 이들의 인권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이요나(67·홀리라이프 대표)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찍게 됐다고 했다. 이 목사는 40여년간 동성애자로 살다가 ‘탈동성애 인권운동가’로 돌아왔다.

촬영팀을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김(한국명 김광진·45) 감독은 “지난해 초 인터넷에서 이 목사의 탈동성애 이야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동성애가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로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TV방송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IATV 예능 PD를 거쳐 현재 미국 뉴저지주에서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제작은 이 목사의 간증을 들은 뒤 곧바로 시작됐다. 미국에서 이 목사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촬영 장소와 대상을 섭외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서울광장에서 개막한 동성애자들의 퀴어문화축제 현장도 촬영했다. 80분 안팎의 분량으로 만들어질 영화는 올 가을까지 미국과 한국 등에서 촬영한 뒤 연내 개봉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로 변화될 수 없다는 말에는 무리가 있으며, 미국에서도 동성애자에 대한 치료 사례가 다수 보고돼 있다”면서 “동성애는 성중독일 뿐 본인의 이성적 결단이나 노력, 의학적 처치,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료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이번 다큐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23일까지 국내에 머물 예정인 김 감독은 “탈동성애 사역이 취지와 달리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의 일환이라는 반론도 있다”면서 “영화는 이러한 논란도 모두 담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의학자들, 동성애자와 탈동성애자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보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제작의 모티프는 한국에서 찾았지만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느냐는 모든 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