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싸우는 최일선에는 의료진이 있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는 물론 병·의원·보건소 일반 직원까지 모두 메르스 퇴치에 헌신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은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도 환자 진단과 치료, 확산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의료진에 대한 우리 사회 일각의 시각이 곱지 않은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심지어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은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감염자 취급하거나 이들 의료기관을 감염원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메르스 의심 또는 확진 환자가 다녀간 병·의원이나 메르스 발병이 극심했던 경기도 평택 일대 보건소에는 욕설이 섞인 항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진료한데 대해 박수를 치지는 못할망정 막말을 일삼는다는 것이 정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대형 종합병원은 그나마 낫지만 보건소와 동네 의원은 의료진 스스로를 보호할 만한 방역 장비가 취약한 상태에서 진료하는 사례도 많다. 일부 보건소에는 예산이 부족해 소독에 필수적인 에어워셔(공기세정기)도 없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도 거의 매일 자정까지 고글과 마스크,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정부와 정치권, 서울시 등이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메르스 진료와 관련해 손실을 입거나 선의의 피해를 본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및 구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제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만약 의료진이 감염을 우려해 진료를 기피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우리 사회의 보루다. 미국은 에볼라 진료 과정에서 감염된 의료진이 사투 끝에 회복되자 국민적 영웅으로 대우했다. 부럽기 그지없고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경제적 번영을 구가한다고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다. 각 부문에서 각자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고 그 같은 행위가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될 때 비로소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사설] 메르스 최전선에서 사투 벌이는 의료진에 격려를
입력 2015-06-11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