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단지 연계 탁월한 입지조건 中企와 합작 ‘상생 면세점’ 만든다… 서울시내 면세점 출사표

입력 2015-06-11 02:31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신규 시내면세점 후보지 중 유일하게 강남에 위치한 이곳은 지난해 말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된 코엑스 단지 내에 있어 입지조건이 돋보인다. 현대백화점 제공

면세점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시내면세점 후보 중 유일하게 강남을 선택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사회 환원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10일 “기존의 중국 단체 관광객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MICE 관광특구, 한류 중심, 의료관광 메카 등의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고품격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s) 전시(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비즈니스 관광을 가리킨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2개층을 리모델링할 계획인 현대백화점그룹은 탁월한 입지적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역센터점이 위치한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말 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 백화점, 특히 원스톱 출국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공항터미널과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반경 5㎞ 내에 숙박시설과 성형외과·피부과가 밀집돼 있어 의료관광 인프라도 뛰어나다.

한전 부지에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건립되고 아셈로 개발 등 국제교류복합지구가 조성되면 코엑스 일대는 새로운 ‘글로벌 랜드마크’가 돼 외국 비즈니스맨 방문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을 조성해 유커(중국 관광객) 중심의 단체 관광객뿐만 아니라 개별 관광객, 의료 등 특수목적 관광객을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루이비통 구찌 불가리 등 80여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점의향서(LOI)를 받았다. 이들을 포함해 180여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국산 화장품(K뷰티) 패션잡화(K패션) 매장과 지역 특산물 매장(K푸드) 등 테마별 한류 스타일관도 마련한다. 단체 관광객을 위한 관광버스 주차시설도 135대분을 확보했다.

현재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강북의 74%에 달하지만 면세점 시설은 20%에 불과하다. 코엑스 단지 내에 있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중 규모(5800m²)가 가장 작고 유명 수입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 않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외국인 면세 관광산업의 강북과 강남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해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한 점도 눈길을 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보여주는 국내 면세점업계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0여년간 백화점, 홈쇼핑 등을 운영해온 유통 노하우와 역량을 갖춘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도 세워 놓고 있다. 면세점 특허기간인 5년 동안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 환원 방침은 정지선 회장의 결단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면세점을 그룹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