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잘 되는 먹방’ 묻지마 따라하기 눈살… TV만 켜면 채널 하나 건너 하나꼴

입력 2015-06-11 02:47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요리사 맹기용(왼쪽)의 모습. 맹기용은 최근 요리사로서 자격 미달 논란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MBC 캡처

[친절한 쿡기자]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의 지나친 ‘먹방’(음식 먹는 방송) 때문에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먹방 아닌 다른 방송을 보기가 어렵다”며 답답해합니다. tvN의 ‘삼시세끼’,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백종원 편’이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먹방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지난 8일 MC와 게스트가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는 ‘미식캠프’ 특집을 방영했습니다. 옛 추억을 되새기며 음식을 먹는다는 의도였지만, 농구선수 서장훈과 톱모델 김영광 등 연예계에 얼굴을 자주 비쳤던 게스트로 분량을 채울 뿐이었죠.

힐링캠프의 기획 의도는 대한민국 각 분야 대표를 초대해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줄 토크쇼를 펼친다는 것입니다. 평소 방송에서 자주 접하는 이들이 나와 먹방을 재연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죠.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힐링캠프의 8일 시청률은 3.7%로 바닥을 쳤습니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도 지난 6일 중화요리 고수들의 요리 대결을 방영했습니다. 요리 대결이라는 뻔한 방송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올리브TV의 ‘한식대첩’을 재탕했을 뿐 새로운 것이 없다”며 아쉬워했죠. 방송 때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백종원이 출연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MBC ‘나 혼자 산다’ 역시 지난 5일 ‘청춘특집’을 방영하며 요리사인 맹기용을 출연시켰습니다. 맹기용은 이미 다른 방송에서 펄펄 끓는 기름에 물을 넣고, 오징어를 체에 넣고 받침대도 없이 가스레인지 위에서 조리하는 등 자격미달 논란이 일었었죠. 네티즌들은 “요리보다 외모와 학벌을 내세우는 요리사가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 평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연예인의 소탈한 생활이 보고 싶었는데…”라고 입맛을 다셨습니다.

시청자들은 TV만 틀면 나오는 먹방에 지겨움을 호소합니다. 시청자들은 “채널 하나 건너 하나꼴로 먹방이 나온다”며 “얼마 전까지 외국인 패널이 나오는 예능이 유행이더니, 육아 방송에 이어 이제는 먹방”이라고 불평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천편일률적인 내용보다 새롭고 참신한 기획을 바라고 있습니다. 고유한 기획은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인지도에도 도움이 되죠. 시청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획 없을까요? 새로운 것이 주는 가치는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인정할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