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녹색을 향해 가자

입력 2015-06-11 00:27

녹색은 우리에게 푸르른 산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떠올리게 합니다. 녹색은 환경에 대해 먼저 생각하게 하는 색깔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는 사람과 수많은 동·식물, 미생물 등 피조물이 존재합니다.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 조화가 깨질 때 예기치 못한 기후변화, 질병 등이 나타납니다.

인류는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 개최를 기념하며 그 해 유엔 총회에서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여러 가지 캠페인을 전개하며 환경보호를 강조해왔지만 여전히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미 2000여년 전에 바울도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고대하다’는 말은 ‘머리를 길게 빼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피조물이 머리를 길게 빼고 하나님의 아들들을 기다립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은 구원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바로 아는 자들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한 번 보십시오. 요즘 우리나라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탓에 사회가 참 혼란스럽습니다. 따지고 보면 질병은 인류 역사와 같이했습니다. 1347년 유럽 사람들의 몸에 커다란 종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온몸에 번졌습니다. 이윽고 검은 반점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페스트라고 하는 흑사병입니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시체를 불에 태우는 것뿐이었습니다. 당시 페스트는 유럽의 인구를 반 토막을 냈습니다. 1918년 발생했던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로 퍼져 1억명 정도가 사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14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페니실린이 발견되자 사람들은 이제 모든 질병은 해결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1981년 에이즈 등장,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 등 인간을 두렵게 만드는 질병들은 끊이지 않고 발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마지막 날에 인간을 만드시고 명령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인류는 이 구절을 인간중심적으로 해석하고,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연을 파괴해왔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말씀은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이 만들었으며 그것은 지배나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갈 ‘동반자’”라고 강조합니다.

오늘도 피조물은 탄식하고 있습니다. 피조물은 이미 다양한 재난과 질병을 보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며 목이 빠지게 하나님의 아들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무가치한 나를 매우 가치 있는 존재로 창조한 것에 대해 늘 감사합시다. 그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합시다.

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