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발적 양상… ‘병원 간 이동’ 막아라

입력 2015-06-10 03:02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9일 발표된 8일 검사 결과에서 확진자 8명이 추가됐다. 7일 23명, 6일 22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삼성서울병원의 추가 환자는 3명에 그쳤다. 보건 당국은 “2차 유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며 “다른 병원 발생 사례는 산발적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그동안 환자가 없던 대형병원에서 잇따라 감염자가 나왔다. 추가 환자 일부는 확진 전 여러 병원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한 격리 대상이 또 불어났다.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이제 관건은 감염자·의심자의 병원 이동을 얼마나 차단하느냐, 자택격리를 얼마나 철저히 유지하느냐다. 이 두 가지에 실패하면 모두가 우려하는 ‘3차 유행’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번 환자(71·사망)가 지난달 26일부터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을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2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방역망에서 빠져 있던 89번 환자(59)는 확진 판정 전 전북 김제의 병원 3곳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원도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 중 1명도 격리 대상이 아니었다.

당국 지침을 위반하고 제멋대로 병원을 돌아다닌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90번 환자(62)는 지난 1일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는데도 제 발로 충북 옥천의 병원 2곳을 찾아갔다. 보건 당국은 이날 “병원 간 이동과 병문안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메르스 감염자는 모두 95명으로 늘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40대 임신부는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성모병원에서도 메르스 감염자가 나왔다.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고 격리 대상은 2892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을 포함해 ‘접촉자(시설·자택격리자+능동감시자)’로 분류된 모니터링 대상은 모두 7753명이다. 이 중 10대가 6.3%(491명)를 차지한다. 18번 환자(77·여)가 퇴원해 세 번째 퇴원자가 됐다.

관리대책본부는 10일 전국 모든 병원에 입원 중인 만 15세 이상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의심환자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