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강화 “배당 적은 기업 명단공개”

입력 2015-06-10 02:27
국민연금이 배당을 지나치게 적게 하는 기업을 공개하고 합리적인 배당을 요구하기로 했다. 사실상 기업을 압박해 배당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국내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산된다. 국민연금은 또 지난해 21.9% 수준인 해외투자 비중을 2020년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은 9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기업이 스스로 합리적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배당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전에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먼저 배당 성향이 낮은 기업, 기존에 국민연금이 배당에 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과 ‘대화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대화를 했는데도 일정 기간 배당에 관한 개선이 없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업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중점관리기업 지정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으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기업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배당을 압박하는 이유는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주식시장의 배당 성향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선진국 주식시장의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43.3%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5.1%에 불과하다. 신흥시장의 33.0%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명단을 공개한 중점관리기업 가운데 다른 소수 주주가 주주제안 참여를 요청하면 의결권행사전문위를 통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의 낮은 배당 성향이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을 제약하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21.9%인 해외 투자 비중을 내년 23.1%까지 늘리고 2020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5년간 기금의 목표수익률은 실질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 등을 고려해 5.5%로 정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