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한림대학교 교수 절반 이상이 노건일(74) 총장 퇴진운동에 동참하는 등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대학 측이 인문대 학과장들에게 ‘교원의 의무’ 서약을 요구하고, 일방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자 교수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림대 교수평의회는 9일 오전 교내에서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내에서 침묵 행진을 벌였다. 성명에는 한림대 교수 241명 가운데 168명이 동참했다.
교수평의회는 성명을 통해 “노 총장은 각종 제재 및 강압 추진 중인 사안들을 철회하고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학내에서 벌어지는 교과목 수 감축, 교직과목 조정, 교수 승진 기준의 자의적 강화, 인문대 탄압, 일방적 구조조정 등의 뿌리는 하나”라며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대화는 실종되고 일방적인 지시와 명령만 난무하는 병영체제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유팔무 교수평의회 의장은 “한림대 교수들은 그동안 노 총장의 온갖 몰상식과 비정상 행태를 보고서도 혹시 학교에 누가될까 강압과 모욕을 참고 견뎠다”면서 “하지만 노 총장은 한계를 넘었고,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전공 강의 축소와 교원 업적 평가 문제는 대학구조개혁의 위기 속에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교수 등 구성원의 반대가 있는 만큼 수정안을 제시해 접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현안이 교수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졌고 소통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인문대 학장 임명 문제는 총장 고유의 권한으로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림대 교수평의회는 지난 2일 전체 평교수 비상 총회를 열고 총장 퇴진 찬반투표를 한 결과 참석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퇴진운동을 결의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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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총장 퇴진 요구 거세… 교수들, 일방 구조개혁 반발
입력 2015-06-10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