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16시간 밤샘 조사 “성완종 메모 사실 아니다”

입력 2015-06-10 02:49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조사를 받으면서 조서에 자필로 ‘고(故) 성완종씨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메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리스트 속 8인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수사팀은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비서관으로부터 성 전 회장의 ‘특혜 사면’ 의혹에 대한 서면답변서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홍 의원은 8일 오후부터 16시간 가까운 조사를 받고 9일 오전 4시50분쯤 귀가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소명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 동선과 본인 일정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만난 건 만났다고 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2012년 대선 전 조성된 경남기업 비자금의 흐름 등을 근거로 홍 의원을 추궁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 2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조사를 마친 홍 의원과 홍준표 경남지사,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인에 대한 별도 소환 조사가 필요한지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들 5인의 경우 금품 메모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단서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 추가 소환 없이 수사가 마무리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두 차례 특사 관련 의혹 규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무현정부 때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모씨로부터 2007년 말 단행된 사면 명단에 성 전 회장이 포함된 경위 등에 대한 답변서도 제출받았다. 답변서에는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의 경우 이명박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서 사면을 요청했었는데 성 전 회장도 비슷한 경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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