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퀴어문화축제 실체를 파헤친다 ⑨] 동성애단체 “에이즈에 무방비 노출” 자인

입력 2015-06-10 00:16

퀴어문화축제에 동참하는 동성애단체가 “예방조치 없는 동성 간 성행위 등으로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감염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경고하는 글을 해당 단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경고는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련성이 낮다’는 동성애자들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동성애단체 “동성 간 성행위로 에이즈 감염 비율 높아”=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한국에이즈퇴치연맹과 공동 운영하는 아이샵(iSHAP) 홈페이지에서 “2011년 말 현재 전체 에이즈 감염자 중 동성 간 예방조치 없는 성행위로 에이즈에 감염된 비율이 39.2%로 집계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은 감염비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2011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간 성접촉에 따른 에이즈 감염자는 전체 감염자의 42.7%에 달한다. 39.2%는 여성 감염자를 포함한 수치다.

이 단체는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지속적 에이즈 예방홍보 교육사업이 그동안 부재했고 동성애자들의 콘돔 사용 인식과 정기적인 에이즈 검진 인식이 부족했다”면서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9일 열린 퀴어문화축제의 80개 후원단체 중 하나다. 아이샵은 현재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게이바 밀집지역인 서울 종로 3가와 부산 범일동에서 남성 동성애자를 위한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샵도 퀴어문화축제 부스 설치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콘돔 없는 항문성교가 에이즈에 감염되기 쉬운, 가장 위험한 성교 형태”라면서 남성 동성애자 간 성행위의 위험성을 강도 높게 경고했다.

이 단체는 “흔히 항문성교가 에이즈 감염 위험의 가장 높은 성교라고 말을 하는데 그 이유는 출혈 가능성 때문”이라며 “혈액에는 바이러스가 다량 포함되어 있어 바로 체내로 흡수되면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안전한 요령을 배우든지, 아니면 항문성교를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주장했다.

◇내과학 ‘교과서’도 남성 간 성접촉의 위험성 경고=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의 주장은 내과학(內科學)의 ‘교과서’로 불리는 ‘해리슨 내과학’(대한내과학회 편저)의 내용과 일치한다.

해리슨 내과학은 “에이즈 감염은 대부분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질병”이라며 “미국에서 2005년 에이즈 감염으로 진단된 성인 및 청소년의 49%가 남성 간의 성접촉으로 감염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에이즈 전파는 항문성교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면서 “항문과 직장의 점막이 얇기 때문에 항문성교를 할 경우 점막이 손상되면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혈액으로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지연 성과학연구협회 대외분과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 남성 간 성접촉은 에이즈 감염의 주요인”이라며 “정부가 정말 에이즈 확산을 막고 싶다면 교과서에 남성 간 성접촉에 따른 에이즈 감염의 위험성부터 명시하라”고 촉구했다. 김 분과장은 “질병관리본부도 미국 일본 영국처럼 남성 간 성접촉에 따른 에이즈 감염자수를 발표해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관계자는 “국민일보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며 전화를 끊었다. 아이샵 관계자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가 홈페이지를 처음 개발할 때 그 내용에 동의했다”면서 “아이샵의 활동이 알려지면 수혜자들이 불편해 한다.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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