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전염병 전문가가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곧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 전 사회의 총체적 대응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 조지타운대의료센터(GUMC)의 대니얼 루시(사진) 미생물·면역학 교수는 7일(현지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코리아체어 플랫폼’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루시 교수는 첫째 메르스 바이러스는 2003년 확산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바이러스의 먼 친척뻘인데 전염력은 사스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훨씬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스 발병은 대부분 병원과 관련돼 있는데 최소 다른 6개국에서 (병원으로부터) 일반 대중으로의 확산이 성공적으로 차단됐으며, 폐·콩팥 질환과 당뇨병 등 4가지 병력이 있는 개인들 외에는 증상이 훨씬 약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그 근거로 들었다.
루시 교수는 또 현재까지 한국인 환자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한국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가 중동 국가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강해지는 쪽으로 돌연변이가 일어났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에는 적절한 백신이 없기에 사스나 에볼라처럼 감염자의 격리와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에 대한 검역 등 전통적 전염병 제어방법이 필수적이라면서 전 사회의 총체적 대응이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볼라와 사스, 2001년 미국의 탄저병 발생 때와 마찬가지로 보건 당국과 일반 대중 간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메르스 바이러스 발생과 관련한 ‘상황보고’에서 이 같은 대량 환자 발생은 중동 이외의 제삼국으로 이 질병이 번진 새로운 사태라면서도 메르스 발생과 관련해 해당국 입국 시 특별 검역조치나 무역·여행 제한을 현 단계에서는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출장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10번 환자(44)와 밀접 접촉했을 것으로 의심돼 중국과 홍콩에서 격리된 한국인 14명을 포함한 메르스 감염 의심자 94명은 9일부터 이틀간 모두 격리 해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홍콩 내 격리자들은 그동안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으며 메르스 검사 결과 음성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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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10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