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성모병원에서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1차 유행’이 사실상 끝났다. 1번 환자(68)가 이 병원에 입원한 지난달 15일 이후 25일 만이다.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14번 환자(35)에 의해 감염이 시작됐다. 1번과 14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지난달 15∼17일)과 삼성서울병원(지난달 27∼29일)에 메르스 무방비 상태로 입원해 있던 기간은 각각 사흘로 같다.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확산세도 1차 유행처럼 25일쯤 지속된다면 오는 20일을 전후해 2차 유행 종료를 기대해볼 수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8일 “메르스 감염자 23명이 추가로 확인돼 환자가 87명으로 늘었다”면서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덕철 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보건복지부 실장)은 “평택성모병원에서 발생한 1차 유행은 종식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추가 환자 23명 중 17명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노출됐다. 이 병원 감염자는 모두 34명으로 늘었다. 평택성모병원의 36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 추가 환자 6명은 대전의 병원 2곳에서 16번 환자를 통해 감염됐다.
10대 감염자도 처음 나왔다. 남자 고교생(16)인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실을 이용하고 이튿날 수술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도 앞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1명 더 늘어 6명이 됐다. 지난달 25∼28일 대전 대청병원에서 16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던 80세 남성이 숨졌다. 국내 메르스 환자 87명은 사우디아라비아 1019명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전날까지는 76명이 발생한 아랍에미리트(UAE)가 2위였다. 1번 환자를 진료했던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 의사(50)가 이날 퇴원해 퇴원자도 2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확진자 증가에 따라 그들이 거친 의료기관도 6개 시·도의 29곳으로 늘어났다. 격리자는 2508명으로 증가했다. 일부 메르스 환자가 감시망에서 벗어나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격리 대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은 583명이다.
보건 당국은 이번 주 이후 메르스 환자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1차 유행이 안정화 상황에 접어들었고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삼성서울병원 확진자들의 증상 발현 후 5∼7일이 지나는 이번 주를 계기로 환자가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메르스 조사단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국내 전문가와 합동으로 9일부터 5일간 바이러스 특성 분석 등을 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관련기사 보기]
[메르스 이번주 고비] 삼성서울병원發 ‘2차유행’ 20일 전후 종료 가능성
입력 2015-06-09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