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분쟁과 관련해 러시아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7 정상들이 러시아 제재에 뜻을 모은 가운데 일본의 ‘독자 외교’ 방침에 대(對)러시아 갈등 구도에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 중 “러시아와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쿠릴열도 문제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압력과 함께 대화를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북방영토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의 정상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로부터 쿠릴 4개섬을 돌려받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푸틴 대통령의 연내 일본 방문을 강하게 추진해 왔다.
교도통신은 더불어 “각국 정상들은 중국에 의한 남중국해 암초 매립 등에 반대한다는 방침에 동의했다”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도 비중 있게 전했다.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정전 합의 사항이 완전히 이행되지 않는 한 러시아 제재를 지속할 방침을 확인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러시아 측은 비난을 퍼부었다. 러시아 하원 독립국가연합(옛 소련권 국가 모임) 위원회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위원장은 “G7은 가치의 공동체”라면서 “이 가치에 우크라이나의 잘못은 보지 않으려는 맹목적 태도도 포함되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도 다뤄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영국이 EU에 남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EU 협약 개정을 통해 ‘영국에 유리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잔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수당 등은 EU 탈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아베, 中 비판하며 러에는 대화 제의… 정상들, 러 제재 지속 확인
입력 2015-06-09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