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연 이틀 급등했던 삼성물산 주가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7.36% 내린 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강세를 이어가 8만4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팔자’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 보유 내역을 공시한 지난 4일 이후 삼성물산 주식을 대량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던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과 함께 급등하던 제일모직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로 6.85% 하락했다.
메르스 사태로 경기 부양 필요성이 부각돼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주가 초강세를 나타냈다. SK증권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KTB투자증권(13.81%) 유진투자증권(11.99%) 대우증권(9.93%) 메리츠종금증권(7.96%) 삼성증권(6.78%) 등도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부국증권 이미선 연구원은 “금통위 전까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금통위원들이 선제적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에 따른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메르스 공포 확산 등 대내외 악재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소폭 내려 2060선에 머물렀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9.16포인트(1.30%) 오른 716.43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2원이나 오른 1123.3원을 기록했다. 112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3월 20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지난 5일 미국 고용지표 발표 직후 엔·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인 125.86엔까지 올랐다. 엔화 약세가 가팔랐지만 원화 가치도 많이 떨어진 덕에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0원대 중반을 유지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여의도 stock] 美 헤지펀드 엘리엇 개입 삼성물산,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도 7% 급락
입력 2015-06-09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