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고급·부의 상징이던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작은 집’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부동산 시장의 바람을 비켜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114는 지난 4일까지 올해 전국에서 공급된 주상복합 물량 중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6500가구로 집계했다. 총 공급 물량 6997가구의 92.9%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공급 비중은 2007년 12%에 불과했지만 점차 늘어나 2011년부터 전체의 절반을 뛰어넘었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8일 “과거 주상복합은 고급화 전략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게 공급됐다”며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점차 상품 경쟁력이 높은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이 분양가와 관리비 부담이 큰 중대형은 외면하고 중소형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4월 264가구 중 240가구를 전용 84㎡로 공급했던 서울 광진구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는 일반분양에서 평균 11.7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금천구 롯데캐슬골드 3차는 소형만 공급해 1순위에서 4.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나오는 주상복합은 크기만 작을 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의 장점을 섞는 방식으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는 추세다. 1세대는 주로 단면이 ‘+’ ‘Y’ ‘ㅁ’ 형태인 타워형으로 지어졌고, 통유리와 창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는 미들창을 설치해 환기와 통풍이 취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二’ 형태로 좌우로 길게 짓는 판상형이 적용되고, 완전히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도 부착하고 있다.
유성열 기자
‘富의 상징’ 주상복합도 소형 바람… 올 공급물량 93%가 중소형
입력 2015-06-0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