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8일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민적 공포감뿐 아니라 경제활동 위축 등의 문제를 한목소리로 우려하면서 조속한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내수 경기가 메르스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작년 세월호 충격보다 훨씬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박근혜정부 내각에서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즉각 위기경고 수준을 격상해야 한다”며 “지금은 국가경제까지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요즘 골목상권과 놀이시설, 백화점에 사람이 없다”면서 “최경환 부총리와 정부는 민심의 심각성을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 중동호흡기증후군대책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여야 의원 18명으로 꾸려지는 특위는 다음 달 말까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회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과 감염병 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메르스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14∼19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이용득 최고위원은 “(메르스 확산 추세가) 잡히면 나가고 아니면 나가지 말라”고 했다.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도 방미 연기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메르스 여파로 ‘정치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과 같은 당 김기준 의원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각 열려던 기본권 개헌을 위한 토론회와 고졸 취업정책에 대한 토론회가 취소됐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9일 ‘고위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 검증, 필요성과 방향’ 토론회를 열려고 했지만 취소했다. 김대중평화센터가 9일로 예정했던 ‘6·15 남북 정상회담 15주년 기념식’도 취소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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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9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