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에서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팬들이 못내 아쉬워하는 그에게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자 눈물을 머금은 채 웃으며 답례했다. 프랑스 오픈만 우승하면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조코비치가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8일(한국시간)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끝난 프랑스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복병 스탄 바브링카(9위·스위스)에 1대 3(6-4 4-6 3-6 4-6)으로 패했다. 29연승 도전에 실패한 조코비치는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코비치는 “다시 준우승자로 여기에 서 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8강전에서 이 대회 6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라파엘 나달(7위·스페인)을 3대 0으로 완파했고 4강전에서도 또 다른 강호 앤디 머레이(3위·영국)를 풀세트 끝에 물리치며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하지만 머레이와의 준결승이 악천후로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체력 소진이 많았던 점이 패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조코비치는 “두 경기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패배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면서 “컨디션도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브링카는 멋진 경기를 펼쳤으며 당연히 챔피언 자격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이번 대회 1, 2번 시드였던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모두 물리치고 우승한 바브링카는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 우승이 절실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가 언젠가는 이 대회 정상에 오르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지난해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은 바브링카는 우승상금 180만 유로(22억5000만원)를 획득했다.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커리어 그랜드슬램 실패한 조코비치의 눈물… 프랑스 오픈서 바브링카에 패배
입력 2015-06-09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