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지난 1일 양쯔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를 인양해 수색한 결과 7일 오후까지 431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456명의 탑승객 가운데 14명만 구조됐고, 1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전날 중국 구조대원들이 인양된 선체의 4층에서 3살짜리 여자 어린이 사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내부 수색에는 선박 전문가와 군부대 소속 의료인력, 방역대원, 시신수습팀 등 860명이 동시에 투입됐다. 이들은 선체에 올라 생존자를 찾는 데 주력했으나 곳곳에서 마주친 것은 이미 숨진 승객들의 주검뿐이었다. 마지막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참담한 순간이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오전 후베이성 젠리현 사고 현장에서 중국 전통 관습에 따라 희생자를 추도하는 ‘7일제(頭七)’ 행사를 열었다. 일부 유족과 수색요원 등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가장 많이 수습한 둥팡즈싱호 인양 선체 앞에서 3분간 경적이 울리는 가운데 묵념을 하는 것으로 애도를 표했다. 일부 유가족은 행사장 주변에서 사고 현장을 향해 희생자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기도 했다. 장쑤성 난징, 충칭, 상하이 등에 있는 피해자 가족들도 현지에서 생중계되는 7일제 행사에 맞춰 추도의식을 가졌다고 중국 CCTV가 전했다.
중국 TV방송들은 당국의 지침에 따라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의미에서 이날부터 일부 오락 프로그램의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
이번 침몰사고는 신중국 건국 이전인 1948년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장야호’ 폭발사고 이후 최악의 선박사고로 기록됐다. 양쯔강해사국은 침몰 유람선에 대한 내부 수색 결과 블랙박스가 없어진 데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주변 선박 등에 위험 상황을 긴급하게 알려주는 ‘자동경보장치’도 탑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사고 원인 조사가 자동기록 데이터도 없이 생환한 선장과 기관장, 선박회사와 관계기관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됐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中 침몰사고, 431구 시신 수습… 블랙박스 사라져
입력 2015-06-08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