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35)와 함께 머물다 퇴원했던 70대 여성이 6일 골절상을 입고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가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삼성서울병원 진료 사실을 밝히지 않아 9시간 가까이 일반 환자 및 의료진과 접촉했다. 건국대병원은 응급실을 급히 소독한 뒤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오전 9시35분쯤 A씨(75·여)가 엉덩이뼈 골절로 사설 구급차를 타고 서울 광진구 건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수술을 위해 입원한 A씨는 오후 6시쯤부터 고열 증상을 보였다. 곧바로 음압병실에 A씨를 격리시킨 병원 측은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7일 오전 6시46분쯤 1차 양성 통보를 받았다. 병원 측은 질병관리본부에 이를 알리고 A씨가 접촉한 의료진 38명과 같은 병동 환자 40여명을 격리시켰다. 소독을 거친 응급실은 현재 심정지 등 초응급 환자만 받고 있는 상태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A씨가 왔을 때 메르스 관련 문진을 했는데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며 “삼성서울병원에 갔던 사실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와 노인요양병원에 머물다 지난 5일 오후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6일 오전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기까지 아무런 통제 없이 3곳의 병원을 돌아다닌 셈이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7일 오후 2시30분쯤 건국대병원을 찾아 A씨의 검체를 채취한 뒤 2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르스 확진 여부는 8일 중 판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A씨가 메르스 환자로 판정되면 A씨가 지난달 28일부터 지금까지 접촉한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른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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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8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