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1호’ 퇴원자는 2번째 환자… 이길 수 없는 ‘공포’는 없다

입력 2015-06-08 02:00
정부가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경유 병원 명단을 공개한 7일 명단에 포함된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 건물에 ‘힘내자! 대한민국 평택 파이팅!!’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일부 환자들은 완치돼 퇴원했거나 퇴원을 앞두고 있다. ‘메르스 포비아’로 불릴 정도로 한국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메르스 확진자 중 첫 퇴원 사례는 1번 환자인 A씨(68)로부터 감염돼 격리됐던 부인(63·2번 환자)이다. 이 여성은 남편인 A씨를 평택성모병원에서 간병하다 지난달 20일 감염자로 확인돼 보건 당국의 격리 치료를 받아 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2번 환자가 열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호전됐고 두 차례에 걸친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5일 격리병원에서 퇴원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하지만 2번 환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는 등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만큼 직접 접촉을 통한 언론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르스는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이 걸리면 생명에 큰 위협 없이 자연 치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스는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다. 감염됐을 때 사람 몸에 나타나는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한다. 열이 오르면 열을 내리도록 처치하고, 호흡곤란이 심하면 인공호흡 조치를 취하며 증상을 완화시키는 식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직접 치료하는 약은 없지만 증상을 치료해 결국 이겨내도록 한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환자를 퇴원 조치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먼저 의료진이 봤을 때 전형적인 메르스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사라지고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야 한다.

또 환자의 가래, 기관지 세척액의 유전자를 공인유전자검사법인 PCR(중합효소반응) 검사로 24시간 간격으로 시행한 검사에서 두 차례 연속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복지부는 7일 “2번 환자 외에 5번 환자(50)와 7번 환자(28)도 상태가 호전돼 다음주 초 퇴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번 환자는 1번 환자를 진료한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 의사이고, 7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 간호사다. 이들이 퇴원하면 병이 완치돼 퇴원한 인원은 3명으로 늘어난다. 1번 환자 역시 건강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보건 당국은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에서 격리치료 중인 1번 환자가 완쾌에 가깝게 회복해 퇴원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번 환자는 이제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사라지고 호흡도 안정을 찾았으며 두 차례에 걸친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11번(79), 24번(78), 28번(58), 29번(77·여), 33번(47), 42번(52·여), 47번(68·여) 등 7명의 환자는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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