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유재석을 왜 종편에서 봐야 하지?” “유재석은 그런데서 일 안 해요.” “유재석이 종편 가는 순간 이미지 타격 클 걸요.”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유재석 종편행’에 대한 반응입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그대로 옮겨놓은 거죠. 이미 유재석(사진)의 JTBC 진출이 결정됐는데 웬 뒷북이냐고요? 사실 이 댓글이 등장한 날짜는 지난해 2월입니다. 기사 역시 지난해 출고된 것이고요.
1년여 전 댓글이 이제서 주목받은 이유는 ‘요즘 네티즌 반응’ 때문입니다. JTBC는 며칠 전 새로 방영되는 파일럿 프로그램 진행자로 유재석을 발탁했다고 밝혔는데요. 당연히 인터넷이 뒤집혔죠. 그런데 댓글이 1년 전과 다릅니다. “믿고 보는 유재석. 종편도 휩쓸겠군”이라는 내용이 대세입니다. 비난하는 글은 거의 없죠. “유재석은 종편 따위엔 가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JTBC는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으로 인연을 맺은 윤현준 PD에 대한 믿음이 유재석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역시 의리남”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유재석이 지상파 예능의 안이한 태도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합니다. 지상파의 ‘예능 베끼기’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꼭 틀린 말도 아닙니다.
그런데 유재석의 행보를 보면 종편행이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유재석은 현재 지상파에서 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무한도전’, KBS ‘해피투게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런닝맨’까지 방송 3사를 고루 섭렵했죠. ‘동상이몽’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수 프로그램이라 유재석이 새 예능에 도전할 기회는 매우 적습니다.
그럼에도 유재석은 지난해 KBS ‘나는 남자다’의 메인 MC를 맡았습니다. KBS가 처음으로 선보인 시즌제 예능이었고 ‘남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콘셉트도 신선했죠.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유재석에겐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방영된 ‘동상이몽’에 합류한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유재석은 예능에서 처음 만난 김구라와 톰과 제리 같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돌직구’ 김구라에 밀리지 않는 ‘깐족’ 캐릭터가 신선하다는 평입니다.
유재석은 능력, 성실함, 호감도에서 빠지지 않는 방송인이죠. 하지만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도 사실은 꾸준히 변신하고 있습니다. 안정보다 모험, 지금의 위치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용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겁니다. 이것이 ‘유느님’을 만든 힘 아닐까요.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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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네티즌 ‘유재석 종편행’ 작년 2월 “왜?” 반대 기류… 결정 후 “역시 의리남” 찬성
입력 2015-06-08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