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다. 중국에서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선 게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5.9%의 점유율로 2011년 10월 이후 지켜오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눈길을 끄는 건 2위 업체와의 격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인도 마이크로맥스의 추격을 받으며 불안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점유율 격차는 계속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삼성전자 18.1%, 마이크로맥스 17.7%로 0.4% 포인트까지 추격을 당했다. 이 추세라면 곧 인도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중국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내줬던 삼성전자는 인도에서마저 밀리게 되면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마이크로맥스의 격차는 6.4% 포인트로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라인업을 재편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메탈 소재를 사용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와 갤럭시 E를 출시하며 반격을 예고했었다. 특히 갤럭시E 시리즈는 인도에서 가장 먼저 공개하며 시장 공략 의지를 다졌다. 여기에 저가 시장 위주인 인도의 상황에 맞춰 저가 모델인 갤럭시 J와 100달러 미만인 타이젠 Z1 등도 판매하며 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72%가 199달러 미만의 중저가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점유율 반등은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로선 인도는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시장이다. 인도 스마트폰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현재 11%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제 시장이 열리는 시기라 향후 몇 년간 양적 성장이 기대된다. SA에 따르면 인도는 2018년 1억6400만대의 시장 규모로 미국(1억6150만대)을 제치고 중국(5억1210만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에서 벗어나 인도 공략에 나섰던 샤오미는 에릭슨과의 특허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고 해외로 뻗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샤오미는 당분간 스마트폰을 제외한 보조배터리, 웨어러블 기기 등 액세서리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의 반등을 계기로 중국 시장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애플 아이폰이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업체 간 각축전 양상이다. 삼성은 이들 사이에서 ‘고가+저가’ 투트랙 전략으로 다시 과거 점유율 1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삼성 “두 번 실수는 없다”… 인도시장 1위 굳히기
입력 2015-06-08 02:05 수정 2015-06-08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