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외면한 ‘한국의 사위’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일본에서 환대를 받았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서 그를 맞았고, 호건 주지사는 자기부상열차 매입에 관심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인 부인 유미 호건 여사와 지난달 27일부터 13일 동안 한·중·일 아시아 3국 순방길에 나섰다. 호건 주지사는 이 중 절반인 5박6일을 한국에서 체류하면서 윤병세 외무장관, 남경필 경기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등과 환담하며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호건 주지사 측 바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아베 총리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중에도 지난 4일 호건 주지사를 따로 만났다. 아베 총리는 특히 호건 주지사에게 “(메릴랜드가 일본의 자기부상열차를 도입하면) 굳건한 미·일동맹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자기부상열차는 지난달 시속 601㎞를 기록해 세계 최고속도를 경신했다. 이날 호건 주지사 시승행사에서는 최고 시속 500㎞로 달렸으나, 호건 주지사가 관심을 갖기엔 충분한 속도였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필라델피아에서 열차가 전복돼 8명이 죽고 200명 이상이 다친 사고로 열차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호건 주지사는 시승행사 후 무인운전 시스템으로 가동되는 일본의 자기부상열차의 안전성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운전기사가 없으니 운전기사의 실수로 인한 사고는 없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 시스템인 것 같다”고 호평했다.
일본은 또 메릴랜드의 재정 압박을 배려해 전체 예산의 절반인 50억 달러(약 5조6400억원)를 금융 지원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자기부상열차는 지난해 하반기 도쿄∼나고야를 잇는 286㎞ 구간 공사에 착공돼 오는 2017년 개통될 예정이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
청와대가 외면한 ‘한국 사위’, 일본선 극진한 환대 받아
입력 2015-06-08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