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브리핑] 메르스 회오리… 한은, 11일 금리 내릴까

입력 2015-06-08 02:01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례회의에 경제계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한국 사회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라는 변수가 돌출해서다.

당초 지난 3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1.75%로 낮춘 이후 당분간 금리 효과와 국제 금융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자금흐름을 잘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사망자 수가 7일 현재 5명에 이르는 등 메르스 상황이 이달 초부터 급박하게 돌아가자 금리 결정을 준비하는 금통위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실물 지표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어 자칫 내수 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메르스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가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수출과 성장세가 모두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0.9% 급감했다. 5개월 연속 감소에다 그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례를 봐도 전염병이 통화 당국 정책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를 휩쓸었던 당시 통화 당국도 신속히 대응했다. 그해 4월 국내 의심환자가 처음 발생하자 한은은 5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카드사태와 북핵 문제 등 경제의 거시 요인들이 불안정했던 것도 지금과 흡사하다.

물론 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HSBC는 “4월과 5월 내수가 다소 개선된 데다 메르스의 경제영향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6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