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으로 공연 문화계도 심리적 감염이 심각하다. 초기 감염 경로와 대응 방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었다. 주변국가조차 한국의 늑장대응과 허술한 방역 시스템을 도마에 올렸다. 나아가 심리적 불안에 머물던 국민들도 이제 생활적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가도 될 것인지, 혹시 감염되지는 않을지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직격탄은 대중문화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각종 기업의 행사와 공연이 취소되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공연들은 부모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환불과 취소 결정의 속도가 매우 빨랐다. 기획사들은 공연을 취소해야 할 것인지 강행해야 할 것인지 우왕좌왕하는 사이 티켓 환불이 늘어만 갔다. 매진을 기록한 이문세 성남 공연은 전격 취소, 연기되기도 했다. 그 외에 유명 가수들의 공연 취소가 연이었다.
특히 6월은 공연계의 비수기다. 가뜩이나 어려운 업계에 기민하고 정확하지 못한 방역 시스템은 공연업계를 더욱 휘청거리게 했다.
알려진 대로 공기 중 감염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이러한 참담한 결과는 줄였을 것이라는 공연 기획사 관계자들의 말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는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영세한 문화공연계가 막대한 피해를 봐온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마당에 공연 취소 따위가 무슨 대수냐고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다. 기획사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고 제도적 도움을 받아야 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많은 공연이 동시다발 취소되는 순간, 한 명이라도 보러 올 관객을 위해 공연을 감행해야 하는 배우들과 공연 제작팀들이 무대 뒤에 있다.
우리는 이러한 영세 기획사들의 의미 있는 공연들이 모여 문화계를 살찌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더 이상 확산 없이 조속히 종결되고 난 뒤 정부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공연계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였는지 들여다보고 향후 지원 방법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 큰 욕심일까?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교수)
[문화공방] (6) 공연·문화계도 심리적 감염
입력 2015-06-08 00:10 수정 2015-06-08 0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