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의사 감염 서울 대형 D병원 응급실 이용 600여명 추적조사

입력 2015-06-06 02:34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형 의료기관인 D병원이 서울에 메르스를 전파하는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 병원 응급실을 이용한 600여명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에 확진 환자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역학조사에 따르면 추가 확진된 41번 환자(70·여)는 D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됐다. 지난달 27일 응급실을 이용한 14번 환자(35)에게서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재건축조합 총회 등에 다녔던 의사(35번 환자)와 감염 과정이 동일했다. 이 때문에 14번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한 27일 오후 2∼3시에 응급실에 있었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모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권준욱 대책본부 총괄기획반장은 “(14번 환자가 응급실로 간 지난달 27일) 당시 D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사람 명단을 확보해 추적 중”이라며 “D병원과 관련한 격리자는 6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은 병원이나 병동을 통째로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가 어려운 공간이다. 권 반장은 “응급실은 환자가 진료를 받고 각각의 병실로 올라가거나 문제가 해결되면 퇴원하는 장소여서 코호트 격리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35, 41번 환자가 14번 환자에게서 감염됐듯 다른 환자에게 전파되고 ‘병원 바깥’으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이다. 지난달 27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잠복기가 끝나는 시기는 오는 10일 전후가 된다.

또 14번 환자가 D병원으로 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14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지난달 13∼19일 입원 치료를 받았고 20일 퇴원했다. 21일 고열로 재입원했고, 25일부터 경기도의 다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27일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권 반장은 “(버스 등에서 14번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좌석 바로 앞이나 뒷좌석은 2m라는 (감염 가능) 거리 안에 들어온다”며 “이 과정에 노출된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