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삼성물산 주가가 이틀째 큰 폭으로 올랐다.
4일 10.32% 급등한 삼성물산은 5일에도 9.50% 상승했다. 전날 엘리엇이 경영 참여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5927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제일모직과의 합병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시장의 반응이다. 삼성물산의 3대 주주로 부상한 엘리엇이 삼성그룹과 지분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세를 자극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5일 이틀간 삼성물산 주식 17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이 32.11%에서 33.69%로 늘어났다. 엘리엇이 지분을 더 사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물산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19%대로 취약한 편이어서 외국인 주주의 결집 여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이 1조5000억원(보통주 지분 17% 해당) 이상 행사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이날 제일모직은 3.14% 올랐고, 삼성물산 지분 2.05%를 보유한 일성신약은 향후 지분 싸움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10.21%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지연과 메르스 확산 우려 등 악재가 겹쳐 2060선으로 밀렸다. 메르스 관련주들의 널뛰기 장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전날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으로 메르스 공포가 커진 탓에 마스크·백신·제약주가 대부분 반등했고 화장품·여행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여의도 stock] 엘리엇 덕? 삼성물산株 연이틀 껑충
입력 2015-06-06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