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 기존 감염매개자 외 ‘슈퍼 전파자’ 나오나

입력 2015-06-06 02:46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3차 감염이 의심되는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다. 여기에다 14번 환자(35)가 시외버스를 타고 경기지역에서 서울로 이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환자는 서울 강남의 D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곳에서 의사인 35번 환자(38)를 감염시켰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서울 강남지역을 돌아다녔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3차, 4차 감염자가 속출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5일 추가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한 5명은 모두 3차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원사인 37번 환자(45)는 지난달 14∼27일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동을 썼다. 첫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머물렀던 기간(지난달 15∼17일)과 사흘(14∼17일)이 겹치지만 첫 증상이 잠복기(최대 2주)였던 지난달 31일 이후 나타나 3차 감염 가능성이 높다.

39번 환자(62)와 40번 환자(24)는 각각 지난달 20일, 22일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첫 환자가 병원을 떠난 이후라 3차 감염이 유력하다. 38번 환자(49)는 이미 4명에게 병을 옮긴 16번 환자(40)와 대전 F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썼다. 41번 환자(70)는 지난달 27일 14번 환자(35)가 입원 중인 서울 D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존 감염매개자인 14번·16번 환자 외에 다른 ‘슈퍼 전파자’가 나올 수도 있다. 보건 당국의 통제 밖에 있었던 2차 감염자가 상당수 있는 데다 확진 판정 이전에 1500명이 넘는 시민과 접촉했던 35번 환자가 4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3차, 4차 감염이 확산되면 메르스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병원 내 감염’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지역사회(병원 밖) 감염’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5번 환자와 접촉한 1500여명을 전수조사하고 접촉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평택성모병원 입원 환자와 의료진에 대해서도 문진이나 상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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