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회자들이 등산인을 위한 교회를 설립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은평구 대서문길 북한산성상가 B동 2층 서울북한산성교회(성승부 선교사)에서 ‘등산인과함께하는교회’(추연호 담당목사) 창립예배를 드렸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진호 전 감독회장은 ‘산을 향하여 가는 사람들’(시 121:1∼2)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성경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겟세마네 동산, 갈보리산, 모세의 호렙산처럼 산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나온다”며 “아름답고 웅대한 산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느낄 수 있다. 북한산에 오르는 등산인에게도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섭리가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북한산에 오르는 등산인들을 위해 주일 오전 9시와 11시, 오후 4시에 예배를 드린다. 등산 전후 20분 정도 짧게 진행된다. 예배 인도와 말씀은 추연호(서울 은파교회 원로) 김고광(서울 수표교교회 원로) 김종만(부천 송내교회 원로) 목사 등 10여명이 교대로 담당한다.
현재 서울 영락교회, 은파교회, 신도중앙교회 전도특공대 대원들이 건강 상식에 관한 좋은 글, 성경 말씀이 담긴 전도지, 상처보호 밴드, 물 티슈 등을 나눠주며 등산인들을 전도하고 있다.
추연호 담당목사가 등산인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1년 봄이다. 당시 목회일선에서 은퇴한 그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을 등반했다. 주일 오후에 많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산에 오르는 것을 보고 ‘사람이 많은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특히 등산인들 중에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이 많고, 삶에 지쳐 산을 찾는 신앙인들을 교회가 위로해야 된다고 여겼다.
추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말 등산 인구만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전도의 블루오션인 ‘등산인 선교’라는 또 하나의 선교 장르를 개척해 원로 목회자들이 다시 힘을 모아 이들을 섬길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협력 목회자인 김고광 목사는 “등산인과함께하는교회는 현대판 유목민인 등산인을 위한 ‘노마드(nomad·유목민)교회’”라며 “노마드교회는 언제 어디서든 예배하고 등산인을 섬기는 새로운 개념의 교회”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앞으로 지역교회와 협력해 선교역량을 강화해간다. 도봉산 관악산 수리산 남한산성 등에 제2, 제3의 등산인과함께하는교회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등산 상식을 알려주는 산사랑 및 인문학 강좌 등 등산인을 위한 문화교실, 국민건강실천 및 건강상식 강좌 등 건강교실도 개최한다.
등산인과함께하는교회는 은평구청신우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북한산성상가번영회 등이 후원하고 있다(010-5353-2662).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삶에 지쳐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원로목회자들 ‘등산인과함께하는교회’ 설립
입력 2015-06-08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