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 예전에는 골목을 떠들썩하게 하는 아이스케키 장사의 고함소리로 여름이 시작됐다. 그 소리를 잠재운 것이 ‘삼강 하드(왼쪽 사진)’였다. 1960년대 한여름 더위를 식혀 주었던 삼강 하드가 올여름 다시 등장했다. 삼강하드뿐만이 아니다. 옛 맛을 살린 팥빙수 국수 치킨 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가 복고바람을 타고 ‘추억’ 마케팅에 나섰다.
롯데푸드는 60년대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던 삼강하드를 최근 재출시했다. 62년 삼강하드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여름철 어린이들이 즐겨 먹던 빙과류는 색소와 설탕 또는 사카린을 탄 물을 얼린 아이스케키였다. 자칫 배탈이 났던 불량식품이었다. 62년 식품위생법이 시행되면서 아이스케키는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 최초의 위생화된 설비로 만든 대량생산 아이스바인 삼강 하드가 아이스케키를 대신했다. 이번에 다시 출시된 삼강하드는 패키지도 전체적으로 복고풍의 폰트와 디자인으로 구성해 포장지만 봐도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파리바게뜨는 얼음과 팥, 찹쌀떡, 콩고물만으로 전통적인 팥빙수 맛을 되살린 ‘그때 그 시절 국산팥 빙수(가운데)’를 지난달 중순 내놨다. 곱게 간 얼음에 100% 신안 국산 팥과 국산 찹쌀떡을 사용했다. 화려한 열대과일을 사용해 모양에 치중하기보다는 기본적인 맛에 충실한 옛 팥빙수다. 엄마 손을 잡고 동네 빵집에서 먹던 바로 그 모양과 맛을 닮았다.
샘표도 소박하게 즐기던 우리 면의 맛과 추억을 담은 국수 ‘샘표 그때 그 추억(오른쪽)’을 이달 초 선보였다. 손으로 치대서 면을 만들던 옛 방식을 차용한 ‘진공 반죽 기법’을 사용했다. 육수와 양념도 깔끔하고 담백하게 옛 맛을 살렸다. 패키지도 그리운 한때가 담긴 장면을 삽화로 삽입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합외식전문기업 ㈜놀부도 복고풍 치킨을 즐길 수 있는 ‘놀부옛날통닭’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대표 메뉴인 ‘옛날통닭’은 지금의 40, 50대가 어릴 적 아버지께서 월급날 사다 주셨던 추억의 전기구이 통닭을 떠올리게 한다. 열전도율이 높은 가마솥에서 한 마리 통째로 튀겨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한 식감이 특징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5일 “이제 복고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추억을 담은 제품들은 어른에게는 향수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어른세대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어서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기획] ‘추억의 맛’ 돌아온다… 식품업계 복고 마케팅 바람
입력 2015-06-06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