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전파력과 중증도가 과장돼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주간 양상을 봤을 때 공기전염이었다면 결코 이 정도 수치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이다.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 등 개인위생 수칙만 잘 지키면 메르스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 4명이 말하는 메르스 공포, 무엇이 문제인지 들어봤다.
정리=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교수
메르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전염력이 생긴다. 발열 등의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사람 대 사람이 접촉했다고 해서 바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일반인은 치사율이 4%에 불과하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해 4월 11일부터 6월 9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무증상 의료인 메르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메르스는 아무리 변이해도 유사 바이러스 질환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 전염력이 클 수가 없다.
사스조차 무증상 감염자가 전염에 중요한 고리 역할을 했다는 근거가 없는 만큼 증상이 없는 메르스 감염자까지 무리하게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격리기준이 되는 ‘환자와의 긴밀한 접촉’도 전문지식을 갖춘 역학 조사관이 실제 접촉 시간을 토대로 신중히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접촉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격리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옳은 처사가 아니다.
미국 사례를 봐도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증상 여부를 잘 관찰하고 증상 발현 전까지 등교 등 일상생활을 하라고 권고한다. 지금 같은 단계에서 격리 대상을 너무 넓히는 것은 공포감 조성 등 부작용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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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6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