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공동 주최로 CSIS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 전략대화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러셀 차관보는 “한국은 국제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로서의 역할, 무역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또한 한국은 국제 시스템에서 번창해 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원칙과 법치를 위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격한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원론적이지만 한국정부의 입장 표명을 공개로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 사이에 낀 한국정부를 사실상 압박하는 성격이 짙다. 일각에서는 14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서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필리핀은 4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을 겨냥, “남중국해에서 상황을 변경하는 일방적 행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美 “한국, 남중국해 분쟁 목소리 내야”
입력 2015-06-0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