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비상]‘3차 감염’본격화 공포

입력 2015-06-05 03:00

메르스 사태가 3차 감염자 본격 확산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특히 3차 감염자 가운데 첫 사망자가 나온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보건 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감염 차수가 늘어날수록 바이러스 세기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3차 감염자는 지금까지 발생한 6명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건 당국이 사태 초기 통제에서 빠트린 감염자가 23명이나 된다. 매개 역할을 한 2차 감염자도 이제 2명이 됐다.

◇16번째 감염자 P씨 새로운 ‘슈퍼전파자’ 되나=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사망한 82세 남성 환자(36번째 메르스 감염자)는 천식과 세균성폐렴을 앓다 발열과 호흡곤란으로 지난달 9일 F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지난달 28∼30일 16번 환자 P씨(40), 23번 환자 X씨(73), 24번 환자 Y씨(78)와 같은 병실에 머물렀다. 그는 P씨가 첫 번째 메르스 환자 A씨(68)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진 뒤 지난달 30일부터 격리돼 치료받아 오다 3일 오후 8시46분쯤 사망했다. 80대 고령이었던 그는 지난 2일 1차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숨진 뒤 채취한 검체를 토대로 조사해 4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2차 감염자인 P씨가 병을 옮긴 인원도 총 5명으로 늘어났다.

새로운 감염 매개자도 나타났다. 4일 새롭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35번 환자(상급종합병원 의사·38)는 D병원을 방문했던 2차 감염자(14번째 환자) N씨(35)에게서 감염됐다. N씨는 A씨가 입원했던 B병원과 다른 의료기관을 거쳐 지난달 17일 D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1일 최초로 3차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연일 새로운 3차 감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유행은 없을 것’이라던 전문가 예측과 다소 다르게 사태가 흘러가고 있다. 여기에다 일각에선 N씨가 시외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주일 더 3차 감염자 나올 수 있다”=3차 감염자는 앞으로 1주일 이상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보건 당국이 그동안 누락됐던 2차 감염자들을 본격적으로 찾아낸 시점은 지난달 28일 이후다. 첫 환자 A씨와 3차 감염자 6명을 뺀 29명의 2차 감염자 중 6명만 당국의 통제 아래 있었다. 나머지 23명은 병원 혹은 각자 집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서 관리를 받지 못했다. 권준욱 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보건복지부 국장)은 “B병원이 지난달 29일 휴원에 들어갔으므로 잠복기간이 14일이 지난 오는 12일까지 3차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나타난 감염은 여전히 ‘병원 내 감염’이고 ‘당국의 관리와 감시 하에 발생한 감염’이라고 주장한다. 권 국장은 “아직까지 지역사회로의 전파가 일어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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